[초대석]이창석 엔스퍼트 대표

모바일 기기 전문업체인 엔스퍼트(대표 이창석 www.enspert.com)는 지난달 30일 국내 첫 안드로이드 OS 탑재 태블릿PC ‘아이덴티티 탭(IDENTITY TAB)’을 선보였다. 이달 10일께 본격출시를 앞둔 이 제품은 국내 태블릿 시장 시금석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제품은 국내외 대부분 태블릿처럼 7인치 크기에 해상도 800×480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KT 24개월 약정으로 와이브로 무제한50G 요금제(월 2만 7천원) 가입 시 ‘에그(Egg)’와 함께 무상 제공된다.

뒤이어 아이스테이션이 ‘최초 3D 태블릿’ ‘Z3D’를 선보였고, 삼성전자가 ‘IFA 2010’에서 7인치 태블릿PC ‘갤럭시탭(GLAXY TAB)’을 공개했다. LG전자 등 잇단 시장 참여로, 국내에서도 9월 이후 본격적인 태블릿 경쟁이 예상된다.

중견기업으로서 ‘의미있는 도전에 나섰다’고 평가받는 엔스퍼트 이창석 대표를 만났다. ‘인트로모바일’(현 ‘인스프리트’) 시절, 국내 모바일 SW산업 발전의 일선에 있던 그를 만난 지 실로 수년만이다.

KT와 함께 국내 최초 안드로이드 태블릿PC를 내놓은 엔스퍼트 이창석 대표

작금 태블릿PC가 재조명 받는 이유가 궁금했다. 수년 전, 1세대 태블릿PC는 시장에 등장했다가 참패를 당한 바 있기 때문이다. ‘너무 앞섰다’ ‘콘텐츠가 부족했다’ ‘속도가 안났다’ 등등 실패에 대한 분석도 많았다.

이 대표는 애플 아이패드 등장으로 인한 태블릿PC 활성화에 공감했다. 오랫동안 독자 OS를 통해, 독자 앱스토어 생태계를 준비해 온 애플의 노력이 ‘아이패드’를 통해 ‘태블릿 인기’로 발현됐다는 분석이다.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아이덴티티 탭’ 3자 경쟁구도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비교 자체 기쁘다”며, ‘반(反)애플’ 구도를 가져가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삼성전자와 엔스퍼트가 나름 장점을 살려 아이패드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반도체와 하드웨어, 단말 분야 1위 기업인 삼성전자 라인업과는 별도 제품 경쟁력을 가져감으로써 직접적인 경쟁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애플 시스템(네트워크)을 써 온 사람이 안드로이드 교체가 어렵듯, 안드로이드 역시 태블릿 경쟁력을 확보, 익숙한 사용자를 확산시켜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이 대표는 주문했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 대표가 내세우는 것은 안드로이드 진화 요소를 가장 먼저 수용해 좋은 제품을 먼저 선보이고, 안드로이드 OS 자체 단점을 메울 수 있는 별도 펌웨어 개발 등을 꼽았다.

엔스퍼트 이창석 대표는 자사 태블릿 '아이덴티티 탭'의 경쟁력을 자신했다. 이를 포함, 올해 3~4종의 태블릿 출시로 내수 20만대 규모를 가져간다는 목표다.

가령 좋은 CPU에도 불구, 그래픽 처리 속도가 미흡하다면, 별도 펌웨어를 개발해 이를 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식이다. ‘푸시(push) 플랫폼’을 개발, 앱을 내려받을 때 조건을 만족하면 앱을 자동 다운로드 받거나 업데이트 할 수 있는 것 역시 특화의 한 방법이다.

국제규격의 이러한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모 회사 ‘인스프리트’의 독자 기술 영역을 ‘아이덴티티 탭’에 접목할 수 있는 것도 이 회사 장점 중 하나다.

이 대표가 꼽는 ‘아이덴티티 탭’의 특장점은 어떤 것일까?

제품 기획부터 KT와 협력, 통신사의 중장기 전략사업이 반영된 특화된 앱을 구현한다는 점을 가장 큰 강점으로 꼽았다. 유무선(FMC) 연동이나 IPTV?PC?태블릿?휴대전화 ‘4스크린’ 전략, 콘텐츠 호환 등 KT가 중점사업으로 내세우는 가정 혹은 개인 중심 컨버전스 실현을 위한 환경이 단말에 녹아있다는 설명이다.

KT 클라우드 전략을 구현할 이러한 기능들은 단계별로 앱스토어나 푸시 플랫폼 등을 통해 앱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다. ‘올레스토어’의 콘텐츠 확대를 위한 KT의 행보도 이 전략과 맞물려 있다.

‘아이덴티티 탭’ LCD는 삼성SDI가 공급한다. 또 CPU 역시 삼성 제품이다. 와이파이 모듈을 제외한 핵심 부품 상당부분이 국산화를 이뤘다는 게 이 대표 설명이다.

대표 외산 부품으로 꼽히는 와이파이 칩셋 경우도 현재 국내 중소기업을 위주로 개발중이어서 내년 제품이 나올 경우, 이를 사용할 예정이다.

KT 협력을 통해 초기 ‘아이덴티티 탭’ 유통은 KT 유통 내에서 이뤄진다. 사업자 서비스를 수용한 만큼, 기기간 연동이나 사업자 시스템 및 콘텐츠 스코어 연동 이슈 등을 감안한 결과다. 이는 기존 PMP나 PC와는 또 다른 유통의 형태를 갖는다.

이 대표는 “태블릿 기기는 스탠드얼론이 아니기 때문에 콘텐츠나 서비스 연동, 호환, 앱 다운 문제, 과금 인증 등 이통사 관리 부분 등을 고려, 일반유통이 쉽지 않다”며 초기 마켓에서 통신사 협력을 강조했다.

네트워크 접속(Connectivity)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특히 태블릿이 세컨(2nd) 디바이스로 포지셔닝 돼 퍼스트(1st) 디바이스인 휴대전화(스마트폰)과 연동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그러나 현재 모델을 포함, 후속 3G 모델의 일반유통이나 인터넷 유통도 점차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레 점쳤다. 초기 마켓 이후 MVNO 사업자와의 태블릿 협력, 나아가 전문업체와 제휴한 일반유통도 가능할 것이란 기대다. 물론, 일반유통이라도 통신사 협력은 어느 정도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다.

직접 대리점 코드를 받아 자체 판매하는 독립 대리점 형태 유통은 계획에 없다.

엔스퍼트는 10월(예정) 후속 모델인 ‘3G 태블릿(모델명: E220)’을 포함, 올해 3~4종의 태블릿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9월중 ‘아이덴티티 탭’의 안드로이드 OS 2.2버전(프로요) 업그레이드와 후속 3G 태블릿’ 화면크기 8인치 탑재 등 지속적인 단말 ‘진화’도 모색하게 된다.

그렇다면 왜 첫 제품부터 3G 모델을 내지 않았을까? “3G 모듈을 넣는 문제가 어렵지는 않았다”는 이 대표는 “초기 성공적인 런칭을 위해 데이터 중심 사용자를 타깃으로 했다”며, “와이파이 제품 이후 프리미엄 시장 진입을 꾀한다는 방침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후속 ‘3G 태블릿’은 10월말 출시 목표다. 보급형으로 평가받는 ‘아이덴티티 탭’과 달리, 중?고가 시장을 겨냥하며, 8인치 화면크기를 앞세운다. 해상도 역시 800×480(WVGA)의 전작 모델과 달리, 1024×600(WSVGA)를 채용할 예정이다. 나아가 1680×720 해상도 역시 염두에 두고 있다.

엔스퍼트는 9월 와이파이 버전 '아이덴티티 탭'에 이어 10월 '3G 태블릿'(E220)을 내놓을 예정이다. 8인치 이 제품은 해상도 1024x600(WSVGA급) 디스플레이 채용이 예정돼 있다.

초기 800×480(WVGA) 해상도를 채용한 데 대해 이 대표는 “1024×600 디스플레이가 없어서도 아니고, 저가형 개발 때문도 아니다”며, “해상도 문제는 콘텐츠 수급의 문제로서 (앱스토어 대비 앱이 부족한) 안드로이드 생존의 문제로서 ‘호환’에 비중을 뒀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엔스퍼트를 비롯, 태블릿 제조업체들은 현재 구글 인증(CTS) 관련, 7인치 크기 인증을 구글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월말 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경우, 안드로이드 마켓 이용이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다.

삼성전자가 WSVGA급(1024×600) 7인치 고해상도 대화면을 지원하는 ‘갤럭시탭’으로 안드로이드 마켓을 이용할 수 있다고 공개한 데 대한 ‘변화’도 감지된다. 당초 구글은 OS 3.0(진저브레드)에서 ‘1024’급을 지원할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덴티티 탭’을 포함, 회사측이 기대하는 올해 태블릿 제품 판매 목표량은 국내 20만대, 해외 30만대 등 총 50만대에 달한다. 해외 이통사 공급을 위한 제휴 모색은 이미 시작된 상태.

전체 태블릿 시장규모 관련, 일관된 통계는 없지만, KT 경우 연내 80만~10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패드 10월 출시를 포함한 전망치다. 이를 감안, 엔스퍼트 목표치가 적은 양은 아니다.

이 대표는 “지금도 대형 유통점을 포함, 제품 공급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제품 경쟁력이 충분한 만큼 초기 시장 안착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출시한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다. 국내 최초 선보이는 기능들을 선보이는 일도 계속해 나가겠다.”

‘시장 신뢰’를 강조하는 이 대표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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