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10 번호 강제통합’이 이뤄진다. 이 기간 내 01X 이용자들은 ‘한시적 3G 번호이동’이나 ‘01X 발신번호 표시’를 이용하거나, 2018년까지 ‘01X’를 유지하든 선택해야 한다. 전자 두 가지 경우,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지만, 후자는 (현재) 불가능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5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로 하는 ‘010 번호통합 정책방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이동전화의 010 식별번호 통합 시점은 ‘모든 이통사가 2G서비스를 종료하는 때’로 확정됐다. 방통위에 따르면, ‘2018년말’이다. 또 01X번호를 일정 기간 3G로 이동하는 ‘한시적 3G 번호이동’과 01X번호를 010으로 변경해도 발신번호는 변경 전 01X번호가 표시되는 ‘01X 번호표시서비스’가 시행된다.
◆방통위 “이용자 선택폭 넓혔다”=방통위는 이번 ‘번호통합’에 따라 01X 이용자도 3G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고, 사업상 문제 등으로 01X번호 유지를 희망하던 이용자들도 010번호로 이동했을 때의 불편을 상당부분 덜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방통위는 이번 결정에서 010 번호통합 시점을 명시함으로써 지난 2002년부터 지속 추진해 온 ‘010 번호통합 정책’의 기본 틀 유지를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이는 올해 2월에 번호통합 비율이 80%를 넘어섰지만, 8월말 현재 01X이용자가 819만 명에 달해 현 시점에서 강제 통합할 경우 많은 이용자들이 번호변경 불편을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매년 01X에서 010으로 번호를 변경하는 이용자는 약 250만 명 수준으로서, 2G망 서비스 종료 시점에는 대부분의 01X 이용자가 010으로 전환해 있을 것으로 방통위는 예상했다.
현재 KT는 2011년 6월, LG유플러스는 2015년께 2G 서비스 종료를 희망하고 있는 상태다. 방통위는 이어 마지막 SKT까지 2G망을 걷어내는 예상시점인 2018년경, ‘2G 폐업’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방통위는 이 기간, 01X 이용자들의 ‘3G로의 한시적 번호이동’과 ‘01X번호 표시서비스’를 허용했다. 이 서비스들은 2011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며, 01X이용자는 3G로 전환할 때 2개 서비스 중 하나를 택일해 사용할 수 있다.
‘3G로의 한시적 번호이동’은 이용자가 01X번호의 010변경(기존 2G의 3G전환)에 사전 동의한 경우에만 이용이 가능하며, 3년간 01X 번호와 함께 010이 함께 부여돼 운영된다. 010 식별번호는 01X 종료 시점에 활성화된다.
‘01X번호 표시서비스’는 01X 이용자가 3G로 전환한 시점부터 3년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01X번호 표시서비스’를 선택한 이용자는 일부 부가서비스를 010 번호로 이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01X 이용자도 한시적으로 최대 3년 간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사업자간 과도한 마케팅경쟁 방지를 위해 두 서비스는 같은 이통사 내에서만 가능토록 했다.
이 때문에 한 예로, SKT 011 가입자는 ‘한시적 번호이동’이나 ‘01X 번호표시’ 서비스를 이용, 아이폰4(KT)로 갈아탈 수 없다. 마찬가지로 KT 016 가입자 역시 갤럭시S(SKT)를 이용할 수 없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방통위 노영규 통신정책국장은 “위 두 가지 방식을 이용하길 원치 않는 01X 사용자는 2018년(2G 종료)까지 계속 01X를 쓰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가령 KT 01X 이용자는 2011년 6월(KT 2G 종료) 이후 SKT나 LG유플러스로, 2015년말(LG U+ 2G 종료) 이후 SKT로 옮겨가야 한다. 2018년말 법적 조치로 2G가 종료되는 시점에서는 010 강제전환이 불가피하다. 아날로그의 디지털 전환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LG유플러스와 SKT 01X 가입자는 내년 1월 1일부터 3년간 ‘3G 번호이동’을 한시적으로 이용하는 데 이어, LG유플러스의 2G 종료 시점에서 다시 또 2년간 ‘한시적 3G 번호이동’ 서비스가 적용된다.
방통위는 SKT가 2018년까지 2G망을 유지하는 데 따라 ‘3년+2년’의 서비스 허용이 끝나고 남는 01X 가입자 수는 ‘강제통합’에 부담 없을 정도 소수가 남을 것으로 기대했다.
◆“방통위 정책, KT ‘2G 종료’ 지원책?=이날 ‘번호통합’ 브리핑에서는 아직 사업자의 공식 서비스 종료 통보가 있기 전 방통위가 정책을 내놓은 데 대해 “선후가 바뀌었다”는 지적도 강하게 제기됐다.
알려진 대로 이통사 중 가장 먼저 KT가 내년 6월 2G 서비스 종료를 예정하고 있는 상태다. 이는 2G망을 걷어내고 3G에 집중, 경쟁력을 가져가겠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지난 8월 현재 KT 01X 가입자는 전체 819만명 중 KT는 LG유플러스(165만명)보다 적은 80만명에 그치고 있다.
이미 올해 초 일선 유통점에서 2G 신규가입자를 받지 않는 등 ‘3G 올인’ 전략 등이 01X 가입자 최소화에 한 몫했다.
이날, “KT가 2G 종료를 방통위에 공식 통보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방통위 노 국장은 “서비스 종료 60일전 허가신청을 하면 되기 때문에 올 가을께 이를 제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공식 통보가 오지 않은 상태에서 방통위가 ‘번호통합’ 정책을 마련한 데 대한 비판이 거셌다. 한마디로 “앞뒤가 바뀌었다”는 것으로, 결국 KT의 ‘걸림돌’을 해소코자 방통위가 나선 꼴이라는 것이다.
KT가 이미 올해 초 공지도 없이 2G 가입을 막고 나선 데 이어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소비자 보호정책 마련도 없는 상태에서 방통위가 미리 정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었느냐는 문제제기다. KT는 지금도 내년 6월 2G 종료에 대해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 국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KT가 여러 방식으로 내년 2G 철거를 얘기해 온만큼 거기에 맞춰 정책을 준비해왔다”며, “KT가 2G 폐업신고서를 제출할 경우, 확실한 가입자 보호 장치 등을 요구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은 이날 ‘010 번호통합 정책 관련 SK텔레콤의 입장’이란 자료를 통해 “KT의 2G 서비스 종료를 계기로 KT에 유리한 010 번호통합정책이 마련됐다”며, “이로 인해 번호정책이 매우 복잡해져 소비자 혼란을 초래할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브리핑에서는 또 기존 010 번호이동 고객들이 ‘번호표시’ 서비스를 유료로 이용하는 현실에서, 3년간 ‘01X 번호표시’를 무료 제공하는 게 기존 가입자에 대한 역차별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노 국장은 “역차별 요소가 있으면 이를 해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