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시작된 국내 첫 주파수 경매에서 1.8GHz 대역을 둘러싼 KT와 SK텔레콤간 힘겨루기가 가열되면서 입찰가 1조원 돌파 여부가 주목 받고 있다.
입찰 나흘째인 22일 최고입찰가는 6633억원으로, 어느 한쪽 포기가 없을 경우, 주중 1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경매는 23일에도 09시부터 속개된다.
이번 주파수 경매는 오름입찰방식으로, 최종 낙찰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 호가를 부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방통위는 지난 6월, 800㎒ 및 1.8/2.1㎓ 대역 이동통신용 주파수를 경매에 의해 할당키로 결정하고, 1개월 간 공고를 거쳐 지난달 28일까지 할당신청 접수를 마감했다. 이 결과, LG유플러스가 2.1㎓ 대역에, KT와 SK텔레콤이 800㎒와 1.8㎓ 대역에 할당을 신청했다.<관련기사: 주파수 할당신청 통신사 ‘이상무’>
경매는 지난 17일 시작돼, 당일 단독입찰 방식으로 LG유플러스가 2.1GHz 대역을 할당 받았다. KT와 SK텔레콤이 1.8GHz 대역 확보 경쟁에 나선 상태로, 이들 중 탈락자가 자연스레 현재 입찰하지 않은 800MHz를 낙찰받게 된다.
1.8GHz 입찰이 본격화되면서 최고입찰가 역시 큰 폭으로 치솟고 있다. 이 주파수 대역의 최저경쟁가는 4455억원으로 입찰 첫날인 17일부터 매일 4921억원, 5437억원, 6005억원, 6633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최저가 대비 각각 466억원, 982억원, 1550억원, 2178억원 증가한 것으로, 이런 추세라면 이번 주 내 1조원 돌파도 가능하리란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나친 최고 입찰가 행진이 부담스러운 양사 입장을 고려, 7, 8000억원 선에서 경매가 종결될 것이란 조심스런 예측도 내놓고 있다. 이 경우, 이르면 이번 주 수요일(24일)경이 D데이로 꼽히고 있다.
현재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KT와 SK텔레콤은 이 주파수 대역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이 대역 주파수를 갖고 있지 못한 SK텔레콤이 보다 적극적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SK텔레콤은 기존 2G 서비스로 이용한 800MHz 중 10MHz를 초기 LTE에 이용하고 있다.
이번 입찰 대상인 800MHz 10MHz 경우, 기 확보된 800MHz 대역과 인접하지 않아 투자효율적인 측면에서 큰 이점이 없다는 게 SK텔레콤 판단이다.
4G(LTE)용 주파수로 KT는 1.8GHz(1745~1755MHz/1840~1850MHz. 기존 2G 서비스 이용)와 900MHz(905~915MHz/950~960MHz)에서 각 20MHz씩 40MHz를 갖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기존 800MHz(839~849MHz / 884~894MHz) 20MHz에 더해 이번 2.1GHz 20MHz를 추가, 총 40MHz로 늘었다.
SK텔레콤측은 “LTE 서비스를 위해서라도 SK텔레콤에는 없는 1.8GHz 대역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4G 주파수가 절대 부족하다는 것이 SK텔레콤 입장으로, 갖고 있는 900MHz 대역의 LTE 이용도 부진한 KT에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이번 1.8GHz 주파수 대역은 KT가 지난해 말 방통위에 반납한 것으로, 당시 KT는 2G 서비스(PCS 사업) 종료를 위해 활용도가 낮은 1.8GHz 대역 40MHz 중 20MHz 반납을 결정한 바 있다. 당초 900MHz 대역의 LTE 상용화 방침이 1.8GHz 활용으로 바뀌면서 KT 스스로 자충수를 뒀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남은 1.8GHz 대역의 2G 서비스 종료가 늦춰지면서 KT 역시 신규 주파수 확보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당초 이 대역의 2G 종료를 6월말로 예상했던 KT는 방통위가 이를 불허함에 따라 지난달, 9월 30일을 승인 종료 예정일로 해 재차 2G 서비스 폐지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관련기사: KT ‘2G중단’ 재요청…9월30일 기대>
입찰이 가열되면서 업계 일부에서는 상대에 타격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내가 갖지 못해도 상대 출혈을 유발함으로써 ‘승자의 저주’를 안길 수 있으리란 셈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못 먹어도 고’인 셈이다.
특히 특정 사업자 경우, 최고 입찰가를 어느 선까지 올려놓고 빠지겠다는 속내라는 분석도 나와 입찰 이후에도 적지 않은 후유증이 있을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한편, 이번 방통위 주파수 경매에 앞서 민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은 지난달 31일, “출혈 경매로 소비자에 부담을 전가하고, 승자의 저주로 통신산업 황폐화가 불 보듯 하다”며, 실패가 예견된 주파수 경매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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